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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진Soonyeal YANG

“근본의 랩소디(本 Rapsody in Hypostasis)”- Corinne Timsit 현 아트 프리미엄 편집장 파리

최종 수정일: 2022년 4월 7일

눈을 감아 보아라. 그러면 끝없는 공간의 광활함과 어두움, 시공간을 변형시키는 중력이 있는 매트릭스와 허공을 깨우며 만들어진 빛이자 “근본의 랩소디(本 Rapsody in Hypostasis)”인 침묵을 변모시킬 수 있는 빛 안으로 스며든다. 창조는 일시적이며 불변적이고 반복적인가? 또한 쟁취하거나 속하려는 야망과 함께 자 각을 가지는가? 목적을 지니고 있는가?

양순열 작가는 창조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무의식적인 기억을 내면에 담고 있다. 때문에 작가는 우주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으며, 이것은 인간이 사는 우주 전체의 일부 입자 안에 새겨져 있다.

근본은 전체를 지탱하는 잠재된 본질이자 양순열 작가의 상상력과 그녀의 주된 작품인 «마 더 오뚝이(Mother Ottogi)»에서 보여주는 각각의 주제들과 연결된다.

인간의 형상을 표현한 양순열 작가의 «마더 오뚝이»는 단계적으로 층을 이루고 있는 세 개의 원형 곡선이 종합적으로 삼각형의 모양을 띠고 있는 조각품이다. 이 조각은 깊은 정 신을 지닌 입체의 집합체인 도형의 모양을 하고 있다. 조각의 기반이 되는 하단부는 전체를 지탱하는 방사형으로 돼 있어 전체적으로 오뚝이 모양을 하고 있는데, 이는 시간과 공 간을 뒤트는 중력의 움직임을 비롯한 조각 내 평형을 이루는 추를 작동하기 위한 것이다. 하나의 존재로 만들어진 «마더 오뚝이»는 음과 양 또는 남자와 여자처럼 상반되는 두 가 지 모두가 될 수 있다. 양순열 작가의 예술적인 창작 활동은 생명을 주는 행위를 상징한다. 그리고 생명을 주는 행위는 미래와 대화하는 과거이자 실체와 정신 사이의 현재를 지휘할 수 있는 연결고리로 작용한다. 이는 생명을 주는 행위가 여성적이거나 남성적인 정의로만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전 인류에게 공통으로 적용됨을 의미한다.

에르빈 슈뢰딩거(Erwin Schrödinger)는 그의 저서인 «생명이란 무엇인가?(Qu’est-ce que la vie ?)»를 통해 세포 내에는 여러 개로 번식하는 원자의 구조가 존재함을 제시하 다.

이처럼 인간은 타인에 대해 끊임없이 연구한다. 외로운 감정이라는 것 또한 인간이 조직망 으로 움직이는 존재임을 나타내며, 하나로 이어진 퍼즐의 조각들처럼 모두가 연결되어 있 음을 보여준다.

양순열 작가는 개개인에게 부여된 생명의 갱신과 더불어 세대를 아우르는 연장인 생명의 표상을 간파하고, 전 인류가 이를 자각하길 바라며 «마더 오뚝이»를 창조해 냈다.

자력으로 움직일 수 없는 물질들의 특징 중 하나는 차별성을 조직하며 분리가 되는 능력이 다. 물과 기름이 혼합될 때 구성 요소들은 자체적으로 분리가 되는데, 이는 자력으로 움직 일 수 없는 물질이 스스로 형성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복제의 자 동화된 메커니즘이라고 볼 수 있다. 화학과 물리의 법칙들은 모든 은하와 우주에서 동일하 게 적용되는데, «마더 오뚝이»는 생명과 창조를 부여하는 순환적인 자각을 보여주고 있 다.

또한 «마더 오뚝이»는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처럼 각 오브제가 배수로 증식되어 감을 연상시키는 모습으로 표현되어 있다. 이러한 작가의 표현 방식은 물질과 정신 사이의 작고 끝없는 공간 속 절대적인 완벽함을 가진 이상적 존재에 대한 탐구를 나타낸 다.

특히 «호모 사피엔스»는 양순열 작가가 15년 전부터 창작 활동을 통해 반복적으로 표현하 고자 한 주제를 그대로 보여준다. 즉, 인간의 진화 과정 중 최고의 존재로 거듭나기 위해 동물적인 본능에서 벗어나려는 인간의 예외성에 대한 탐구를 나타내는 것이다. 이를 위해 양순열 작가는 다양한 소재를 사용하여 손으로 빚어 «호모 사피엔스» 조각들을 만들며, 이렇게 만들어진 조각들에 생명을 불어넣고 있다. 호모 사피엔스들은 그녀의 손을 거쳐 다 양한 형태와 각각 다른 표현을 지닌 조각들로 거듭나고 있다. 또한 양순열 작가는 일시적 인 존재들의 삶과 죽음의 전개를 중재해 왔다. 이러한 존재들은 불완전한 인간의 이미지를 지닌 문명을 만들어 낸다. 그러나 이번 작품은 그녀의 구조적이고 정돈된 중재와 신의 ‘전지전능한’ 행위의 중재로부터 문명이 만들어짐을 의미한다.

양순열 작가가 끊임없이 만들어 내는 조각들은 시간의 흐름과 함께 변화하고 있다. 그녀의 또 다른 작품 «브레인벌스트(Brainburst)»과 같이 태초의 혼돈이라는 관념 안에서 조 각들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브레인벌스트»는 커다란 화폭에 자리 잡은 색채와 재료들의 무질서가 강렬한 인상을 주는 작품이다. 작품을 통해 양순열 작가는 최초의 혼돈 또는 구 성된 관념의 비을 이야기하는 천지창조 이전의 혼돈을 표현하다. 이러한 작가의 통찰 력은 «호모 사피엔스»의 오브제와 «브레인벌스트» 같은 작품을 창작할 수 있게 하으며, 이를 통해 우리에게 천지창조의 역사를 속삭이고 있다.

자연은 작가에게 창의성과 보다 다양한 복합 매체를 만들 수 있도록 감을 불러일으킨 다. 특히 양순열 작가에게는 자연의 법칙과 색감, 빛, 요소들이 창작 모티브로 작용했다. 양순열 작가는 진흙, 브론즈(청동), 알루미늄, 플라스틱, 천, 끈, 색소, 비디오를 통해 작품 을 표현하고 있으며, 자연의 에너지를 통해 재조명된 실존의 필요성을 탐색한다. 또한, 양순열 작가는 달을 연상시키는 모양으로 잘라진 형태 또는 동그란 형태의 캔버스 위에 그녀만의 열반적인 희망들을 담은 «드림 스케이프(Dream Scape)» 회화 시리즈도 선보이고 있다. 이 작품은 지구의 반인 외딴 곳이자 인간 스스로 생각하며 재형성될 수 있는 아무도 없는 비어 있는 공간인 달 위에 작가의 시선을 옮겨 둔 작품이기도 하다.

양순열 작가는 «스칼렛(Scarlet)»을 통해 순수한 감정과 함께 몽환적이고 향수적인 이미 지를 전달한다. 이 작품은 커다란 화폭 전체를 색체로 덮어 채우는 회화 작업으로, 모노크 롬이나 비슷한 계열의 따뜻한 색과 빛을 사용하여 침묵 안에 섬세하게 자리 잡은 생명이 사는 태초 지구의 대기권을 표현하고 있다.

양순열 작가의 지속적인 창작에 대한 탐구는 삶의 중요한 순간들과 경상북도 의성 다인에 서 어린 시절을 보냈던 그녀의 일상 추억과도 리듬이 맞춰진다. 물질적으로 충분하게 갖춰져 있지 않았던 어린 시절, 쉽게 구할 수 있었던 것들로 오자미 놀이와 딱지치기, 구슬치기 놀이를 즐겼던 그녀는 오자미와 딱지, 구슬을 작품에 담아 순수하고 행복했던 때를 표현하 고 있으며, 그녀만의 향수와 애정을 작품으로 구현하고 있다. 또한 작가의 추억처럼 천국에 가까운 행복감과 환희를 느끼며 즐겁게 노는 아이들의 모습이 비디오 작품으로 표현돼 있다. 제한 없는 공간에서 고무줄놀이를 하며 땅에 그려 둔 사방치기로 놀이를 하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은 조화를 이루고 있으며, 이는 순수하고 감동적인 너그러움을 지닌 인류애

를 연상시킨다.

양순열 작가의 작품은 도시의 높은 곳에 정박되어 있는 한 척의 배를 연상시키는 자하 미 술관에서 전시됐다. 미술관은 마치 주변의 무성한 자연을 다스리는 지배자와 같은 모습을 하고 있으며, 미술관 앞 역사 깊은 도시의 장벽은 자연의 녹음 안에 잠겨 과거를 회상하게 한다. 이러한 환경적 요인을 지닌 자하 미술관의 침묵은 양순열 작가가 작품을 통해 들려주고자 하는 메아리와도 일치한다.

양순열 작가는 만물을 다스리는 작업으로 다각적이고 우주적인 자각을 바탕으로 천상계를 다루는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또한 그녀는 작품을 통해 랩소디로 만들어진 그녀만의 시를 낭송하며, 조화와 이타주의를 지닌 생명을 연장시키는 감동적인 인간의 미래를 예측하고 있다.



코린 팀시트 (Corinne Timsit)

(전 예루살렘 뮤지엄 관장, 전 푸에르토리코 뮤지엄 관장, 현 아트 프리미엄 편집장(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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